"시련 있어도 포기 없다"…MOON 두드리는 인류

입력 2024-01-12 18:36   수정 2024-01-13 00:44

달에 인류를 장기 거주시키겠다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지난 9일 민간 우주기업 아스트로보틱의 달 착륙선 페레그린이 연료가 누출돼 궤도 진입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올해 11월로 예정한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2호 발사는 내년 9월로 연기됐다. 우주비행사 안전 확보와 발사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NASA의 전략적 결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점은 연기됐지만 NASA는 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12일 외신에 따르면 빌 넬슨 NASA 국장은 “아르테미스는 세계적으로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일”이라며 “불가능해 보여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NASA는 아르테미스 2호를 발판 삼아 3·4·5호까지 잇달아 발사해 테라포밍(지구 외 다른 천체에 거주 환경을 조성하는 것) 시대를 앞당긴다는 구상이다.

아르테미스 1호는 2022년 임무를 완수했다. 유인 센서 5600개, 방사능 감지기 34개가 부착된 인간 모형 마네킹 ‘무네킨 캄포스’를 로켓에 싣고 발사해 유인 탐사 시 안전성과 우주선 기능 검증을 마쳤다. 아르테미스 2호 미션은 우주비행사 네 명을 태워 달 궤도에서 시험 비행을 하는 것이다. 유인 달 착륙 전 달 주변을 비행하면서 신체 변화를 파악하고 이를 데이터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2026년 9월로 예정된 아르테미스 3호 발사 때는 달 표면에 우주비행사가 발을 디딘다. 관건은 스페이스X가 개발한 스타십 HLS를 궤도에 투입하는 것이다. 스타십 HLS는 인류를 달에 안전하게 착륙시킨 후 다시 이륙할 수 있게 해주는 우주선이다. 큰 배와 작은 항구를 연결하는 바지선과 같은 역할을 한다.

첫 여성과 유색 인종 우주비행사를 포함한 네 명의 비행사를 실은 오리온이 달 궤도를 공전하는 우주정거장 루나게이트웨이에서 스타십 HLS와 도킹한다. 이후 두 명의 비행사가 스타십 HLS로 갈아탄 뒤 달의 남극에 착륙한다. NASA와 유럽우주국(ESA), 캐나다우주국(CSA),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건설 중인 루나게이트웨이는 다양한 우주선이 달에 가기 전 머무는 중간 정거장 역할을 한다. 현재 지구 저궤도에서 운항 중인 국제우주정거장(ISS)이 훨씬 더 발전된 형태로 달 근처에 생긴다고 보면 된다.

남극에 가는 이유는 영구동토층의 얼음을 탐사하기 위해서다. 얼음을 물로 만들어 전기분해하면 수소와 산소가 발생한다. 수소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산소는 우주선에 보급할 수 있다. 달 남극에 착륙하는 비행사는 6~7일을 달 표면에서 보내고 최소 2회의 선외 활동을 할 예정이다. 이후 스타십 HLS는 달을 떠나 달의 궤도에서 대기하는 오리온과 재도킹한 다음 지구로 귀환한다.

2028년 발사가 예정된 아르테미스 4호는 통신, 발전, 방사선 차폐 등 달 표면에 인간을 상주시키는 데 필요한 기지를 만든다. 루나게이트웨이와 달 기지를 오가는 HLS 시스템이 완성되고 나면 이후 우주비행선은 루나게이트웨이까지만 간다. 우주비행선이 달에 착륙하고, 다시 달의 중력을 벗어나는 위험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궁극적으로 달을 화성과 더 먼 행성 유인 탐사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

2029년 발사될 것으로 예상되는 아르테미스 5호에선 ‘달 냉동고’ 프로젝트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달 냉동고는 우주비행사가 달에서 수집한 각종 생물학적 지질학적 샘플을 지구로 다시 보낼 때까지 안전하게 저장하고 운반하는 데 사용된다. 우주 비행과 장기 체류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할 때도 필요하다.

아르테미스 외에도 각국의 달 자체 탐사 프로젝트가 올해 계속 이어진다. 일본은 오는 20일 자국의 첫 달 탐사선 슬림의 달 착륙 시도에 나선다. 슬림은 지난해 9월 발사 후 현재 달 궤도에 진입한 상태로 20일 밤 12시께 달 착륙 절차에 들어간다. ‘우주굴기’를 표방하는 중국도 미국에 맞서 달 탐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5월 창어 6호를 통해 달 뒷면 착륙을 계획 중이다. 표면 샘플 채취는 그동안 달 앞면에서만 이뤄졌으며 달 뒷면 샘플 채취는 인류 최초 도전이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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